위험성평가서, 양식보다 내용이다
유해위험요인 도출·빈도·강도 산정·감소대책 작성 | ergostory.kr
처음 위험성평가서를 받았을 때, 표 안에 숫자만 잔뜩 채워진 엑셀 파일이었다. 빈도 3, 강도 4, 위험성 12. 숫자는 계산됐지만, 정작 "이 작업에서 무엇이 위험한가"는 한 줄로 대충 적혀 있었다. 양식은 완벽했는데, 내용은 텅 비어 있었던 셈이다.
위험성평가는 서류 작업이 아니라 위험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그리고 2023년 지침 개정 이후로는 복잡한 계량적 산출보다 "유해위험요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행 가능한 감소대책을 세우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 양식을 잘 채우는 것보다, 현장을 제대로 보는 것이 먼저다.
이번 편에서는 위험성평가의 법적 근거와 실시 시기, 유해위험요인을 도출하는 방법, 위험성 산정 방식, 그리고 감소대책을 작성하는 법을 정리한다.
1. 법적 근거와 실시 주체
위험성평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 시행규칙 제37조 및 고용노동부 고시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에 따라 실시한다. 근로자에게 부상·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그 위험성 정도를 판단하여 감소대책을 수립·실행하는 과정 전체를 말한다.
실시 주체는 원칙적으로 사업주이며, 도급 사업에서는 도급인과 수급인이 각각 위험성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평가 전 과정에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안전관리자(또는 안전보건관리담당자), 그리고 대상 작업의 근로자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근로자 참여 없이 관리자만 책상에서 작성한 위험성평가는 지침 취지에 맞지 않는다.
2. 실시 시기 — 최초·수시·정기, 또는 상시
2023년 지침 개정으로 사업장은 "최초·수시·정기" 방식과 "최초·상시"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운영할 수 있다.
| 구분 | 시기·방법 |
|---|---|
| 최초평가 | 사업장 성립일(사업개시·실착공일)로부터 1개월 이내 착수, 유해위험요인을 빠짐없이 파악 |
| 수시평가 | 시설·설비 변경, 신규 기계·물질 도입, 산업재해 발생 등 사유 발생 시마다 실시 |
| 정기평가 | 최초평가 후 매년 1회, 기존 위험성 결정의 적정성을 재검토 (부담 완화됨) |
| 상시평가 | 월·주·일 단위로 근로자 제안제도, 아차사고 확인, 순회점검 등을 상시 수행 — 이행 시 수시·정기평가를 한 것으로 갈음 |
3. 유해위험요인 도출하기
지침은 평가 방법으로 ①빈도·강도법 ②체크리스트법 ③위험성수준 3단계(저·중·고) 판단법 ④핵심요인 기술법 ⑤그 외 시행규칙에서 정한 방법 중 한 가지 이상을 선택해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처음 위험성평가를 접하는 사업장이라면 체크리스트법이나 3단계 판단법처럼 단순한 방법부터 시작하는 것이 실효성이 높다.
- 작업 단위 구분 — 공정·작업 단위로 잘게 나눈다 (예: "용접 작업" 대신 "밀폐공간 내 용접 작업")
- 현장 확인 — 서류로만 판단하지 않고 실제 작업을 관찰하거나 작업자에게 직접 묻는다
- 과거 기록 참고 — 아차사고 보고서, 재해 기록, 순회점검 지적사항을 함께 검토한다
- 근로자 의견 반영 — 작업자가 실제로 위험하다고 느끼는 지점을 빠짐없이 기록한다
4. 빈도·강도 산정 — 복잡할 필요 없다
2023년 개정 지침은 위험성을 계량적으로 정교하게 산출하도록 강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요인의 파악과 개선대책 마련에 집중하도록 재정의했다. 빈도·강도법을 사용하더라도 복잡한 행렬·곱셈식 계산에 매달리기보다, 아래처럼 단순한 기준으로도 충분하다.
| 구분 | 기준 예시 |
|---|---|
| 빈도 (가능성) | 상(자주 발생) · 중(가끔 발생) · 하(거의 없음) |
| 강도 (중대성) | 상(사망·중대재해) · 중(휴업재해) · 하(경미한 부상) |
| 위험성 수준 | 빈도×강도 조합 또는 3단계(저·중·고) 직관적 판단 |
5. 위험성 감소대책 — 우선순위가 있다
감소대책은 떠오르는 대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통제하는 효과가 큰 순서대로 검토해야 한다. 실무에서는 흔히 다음 우선순위를 적용한다.
| 우선순위 | 대책 유형 | 예시 |
|---|---|---|
| 1순위 | 제거 | 위험 작업 자체를 없애거나 공법 변경 |
| 2순위 | 대체 | 덜 위험한 물질·공정·장비로 교체 |
| 3순위 | 공학적 통제 | 방호장치, 환기설비, 안전난간 설치 |
| 4순위 | 관리적 통제 | 작업절차 변경, 교육, 작업허가제 |
| 5순위 | 개인보호구 | 안전모, 보호안경, 방진마스크 등 (최후 수단) |
개인보호구는 가장 손쉽게 떠오르지만 가장 마지막 순위다. "보호구를 지급했으니 대책은 끝났다"는 식의 평가서가 가장 흔한 부실 사례다.
6. 기록 보존과 결과 공유
위험성평가 결과와 조치 완료 기록은 3년간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근로자에게 결과를 공유하고 TBM 등을 통해 상시적으로 주지시켜야 실효성이 생긴다. 서랍 속 평가서는 감소대책이 실행되고 있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7. 자주 하는 실수
- 근로자 참여 없이 관리자만 작성 — 실제 작업을 하는 사람의 의견이 빠지면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가 된다.
- 숫자만 정교하고 대책은 부실 — 위험성 수치는 그럴듯한데, 감소대책란은 "주의 요망" 한 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 개인보호구를 최우선 대책으로 기재 — 제거·대체·공학적 통제를 검토하지 않고 곧바로 보호구로 넘어간다.
- 도급 관계에서 한쪽만 평가 — 원청만 평가하고 수급인은 평가를 생략하거나,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양쪽 모두 실시해야 한다.
- 평가 후 공유 생략 — 평가서를 작성만 하고 TBM 등을 통해 작업자에게 알리지 않는다.
✅ 위험성평가서 점검 체크리스트
- 최초평가를 사업장 성립일로부터 1개월 이내 실시했다.
- 수시·정기 또는 상시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운영하고 있다.
- 안전보건관리책임자·관리감독자·안전관리자·해당 작업 근로자가 평가에 참여했다.
- 유해위험요인이 실제 현장 확인과 근로자 의견을 바탕으로 도출되었다.
- 위험성 산정 기준이 평가자 간에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다.
- 감소대책이 제거·대체·공학적·관리적 통제 순으로 검토된 후 개인보호구로 이어진다.
- 도급 관계에서는 도급인·수급인 각각 위험성평가를 실시했다.
- 평가 결과가 TBM 등을 통해 근로자에게 공유되고, 3년간 기록이 보존되고 있다.
A small group of Korean workers and a safety manager standing together on a factory floor, pointing at a piece of machinery while discussing a clipboard checklist, one worker gesturing toward a potential hazard, realistic illustration style, navy blue and industrial grey tones, collaborative and observational mood, natural factory lighting, 16:9 aspect ratio.
- 위험성평가는 도급인·수급인 각각 실시하며, 관리자만이 아니라 해당 작업 근로자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 실시 시기는 최초·수시·정기 또는 최초·상시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2023년 개정).
- 2023년 개정 이후 복잡한 계량적 산출보다 유해위험요인 파악과 감소대책 수립에 무게가 실렸다.
- 감소대책은 제거·대체·공학적 통제·관리적 통제·개인보호구 순으로 검토해야 한다 — 보호구가 1순위가 아니다.
- 평가 결과는 3년간 보존하고, TBM 등을 통해 근로자에게 상시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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