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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ty Story/2025

예초기 작업 중 느낀 안전거리의 의미: 산업안전 현장 실무 이야기

by Ergo 2025. 10. 23.

에르고스토리


전기 충전식 예초기 날이 돌아가는 소리는 생각보다 작았다. 주차장 옆 정원, 아침 햇살이 풀잎 끝을 따뜻하게 비추던 순간, 나는 산업안전 작업자로서 오늘의 현장 작업에 집중했다. 베어진 풀에서 올라오는 푸른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출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정원 관리 작업을 하는 동안, 나는 작업장 안전수칙을 떠올리며 주변을 살폈다.

풀을 깎다 보면 간혹 작은 돌멩이가 '탁!' 소리를 내며 튀어 오른다. 현장 작업자라면 누구나 아는 위험 요소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한다. 혹시 누가 다치진 않았을까. 예초기 작업의 안전거리는 최소 2미터. 이건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돌이 튀는 반경을 계산한 안전관리의 기본이다. 그래서 작업자는 항상 주변을 살핀다. 사람들이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지나가길 바라면서.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멀리 돌아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왔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예초기의 움직임을 지켜보거나, 베어진 풀더미를 내려다보며 잠시 멈춰 섰다. 나는 예초기 작동을 잠시 멈추고 손을 들어 거리를 두라는 신호를 보냈다. 몇몇은 알아채고 물러섰지만, 또 다른 사람이 천천히 다가왔다. 작업장 안전교육에서 배운 내용이 떠올랐다.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

왜 사람들은 위험 앞에서 오히려 가까이 가려 할까. 어쩌면 그들에게 이 현장 작업은 일상의 틈에서 만난 낯선 생동감이었을 것이다. 정형화된 하루 속에서, 예초기의 거친 소리와 풀이 베어지는 원초적인 장면은 작은 탈출구처럼 느껴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산업안전 실무에서 배운 것이 있다. 호기심과 안전은 다른 문제다. 호기심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안전거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안전은 작업자만의 책임이 아니다.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함께 만드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위험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산업안전사고 통계를 보면, 대부분의 사고는 '설마'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예초기 날은 빠르게 돌고, 돌은 예고 없이 튄다. 그 사이의 거리가 안전이다. 작업 안전수칙이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건 수많은 경험과 사고 데이터가 만들어낸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문득 생각했다.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건 기계가 아니라, 위험을 위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안전거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건 경계심이고, 존중이며, 서로를 지키려는 최소한의 약속이다. 산업안전관리의 핵심은 복잡한 매뉴얼이 아니라, 이 간단한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약속을 지킬 때, 우리는 비로소 함께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오늘도 현장 작업자로서, 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주변을 살핀다.


정원 예초기 작업 중 출근하는 사람들이 위험 지역으로 다가오는 순간, 안전거리의 진짜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산업안전 현장 작업자가 들려주는 작업장 안전수칙의 실무 이야기.